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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 위의 전설, 삼겹살: 시작은 어디서부터?

알고 먹으면

by ALGOO_M 2025. 2. 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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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불릴 만큼 사랑받는 고기 요리다.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는 소리, 고소한 기름 냄새, 그리고 쌈장과 김치와의 환상적인 조합은 한국인의 식탁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요리에는 깊은 역사와 흥미로운 비하인드가 숨어 있다. 삼국 시대의 고기 문화에서 시작해 조선의 금기, 근대의 대중화, 그리고 현대의 글로벌 인기까지, 삼겹살은 수백 년에 걸친 한국인의 삶과 변화를 담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삼겹살의 기원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그 뒤에 숨겨진 매혹적인 비하인드를 탐구한다. 자, 삼겹살 한 점 집어 들고 역사 여행을 시작해보자!

고대: 고기와 불의 시작

삼겹살의 뿌리는 고대 한반도의 고기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삼국 시대(고구려, 백제, 신라)에는 이미 돼지를 사육하며 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따르면, 고구려 사람들은 사냥과 축산으로 얻은 고기를 불에 구워 먹었고, 백제는 중국 남조와 교류하며 돼지고기 요리를 발전시켰다. 신라의 화랑들도 훈련 후 고기를 구워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돼지의 기원과 삼겹살의 원형

돼지는 기원전 2세기 무렵 한반도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한서(漢書)』에는 “고조선에서 돼지를 길렀다”는 언급이 있으며, 고구려 고분 벽화에는 돼지를 묘사한 그림이 등장한다. 당시 고기는 주로 삶거나 구웠는데, “적(炙)“이라 불리는 구이 요리가 삼겹살의 초기 형태로 보인다. 돼지의 삼겹 부위(배쪽 살코기와 지방층)는 기름기가 많아 불에 구우면 고소한 맛이 배가 되었고, 이는 현대 삼겹살의 특징과 맞닿아 있다.

비하인드: 고기와 신분의 갈등

고대 삼겹살은 모든 계층이 즐긴 음식이 아니었다. 귀족과 군인은 돼지고기를 쉽게 접했지만, 농민들은 소와 말에 비해 돼지를 키우는 일이 드물었다. 돼지는 사료를 많이 먹고 번식이 느려 경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성들 사이에서는 야생 멧돼지를 사냥해 구워 먹는 풍습이 있었고, 이는 삼겹살의 민중적 뿌리를 암시한다.

고려: 돼지고기의 부흥과 금기

고려(918~1392)는 돼지고기 문화가 꽃피운 시기였다. 불교가 국교였지만, 귀족과 군인들 사이에서 고기 요리가 성행했다. 『고려사』에는 “연회에서 돼지고기를 구워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돼지의 삼겹 부위를 얇게 썰어 불에 구운 “적”이 인기였다. 몽골의 영향을 받은 고려 말기에는 돼지고기 소비가 더욱 늘었다. 몽골식 고기 구이(예: 훠궈의 원형)가 유입되며, 삼겹살의 조리법이 다양해졌다.

비하인드: 불교와의 충돌

고려는 불교 국가로 살생을 금했지만, 실제로는 고기 섭취가 빈번했다. 승려들조차 몰래 돼지고기를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려사』에 따르면, 충렬왕(1274~1308)은 “고기와 술을 금한다”고 했지만, 귀족들은 이를 무시하고 삼겹 부위를 즐겼다. 이 모순은 삼겹살이 금기의 유혹으로 자리 잡은 첫 순간이었다.

조선: 금지된 삼겹살과 민중의 저항

조선(1392~1897)은 유교 사회로 고기 소비가 억제되었다. 소는 농경의 핵심이었고, 돼지는 경제성이 낮아 사육이 권장되지 않았다. 『세종실록』에는 “돼지를 키우는 것은 낭비”라는 언급이 있으며, 양반들은 소고기를 선호했다. 돼지고기는 천한 음식으로 여겨졌고, 삼겹살은 양반 식탁에서 멀어졌다.

서민의 삼겹살

그러나 서민들은 달랐다. 농촌에서는 멧돼지를 사냥하거나 소규모로 돼지를 키워 삼겹 부위를 구워 먹었다. 『동국문헌비고』(1770년)에는 “백성들이 돼지의 배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는 삼겹살이 민중의 음식으로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 불에 구운 삼겹살은 기름기가 많아 적은 양으로도 배고픔을 채웠고, 김치나 된장과 함께 먹으며 맛을 더했다.

비하인드: 돼지 금지의 숨은 이유

조선의 돼지 금지에는 경제적 이유 외에 위생 문제도 있었다. 돼지는 기생충(회충, 촌충)이 많아 날로 먹으면 위험했고, 조선 의학서 『동의보감』(1613년)에는 “돼지고기는 몸을 상하게 한다”는 경고가 실렸다. 그러나 백성들은 이를 무시하고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생존을 도모했다. 이 저항은 삼겹살이 금지 속에서도 살아남은 비결이었다.

일제강점기: 삼겹살의 재발견

일제강점기(1910~1945)는 삼겹살이 다시 주목받은 시기였다. 일본은 조선의 가축을 수탈하며 돼지 사육을 장려했고, 도축장이 늘어나며 돼지고기 공급이 증가했다. 마장동 같은 축산 시장이 형성되며, 삼겹살은 저렴한 고기로 서민들에게 다가갔다.

길거리 삼겹살의 시작

일본의 “야키니쿠(焼肉)” 문화가 유입되며, 삼겹살 구이가 길거리 음식으로 떠올랐다. 조선인들은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형했다. 숯불에 삼겹살을 굽고, 쌈장과 상추를 곁들인 조합은 일본식과 달리 한국적 정체성을 담았다. 1930년대부터 포장마차에서 삼겹살을 구워 팔기 시작했고, 이는 현대 삼겹살 문화의 기초가 되었다.

비하인드: 삼겹살과 민족의 울분

일제강점기 삼겹살은 서민의 위안이었다. 일본에 농토와 가축을 빼앗긴 조선인들은 저렴한 삼겹살로 배고픔을 달랬다. 술집에서 삼겹살을 구우며 독립을 논의한 이들도 많았고, 삼겹살은 억압 속에서 민족의 정서를 지탱하는 음식이 되었다.

근대: 삼겹살의 대중화

해방 이후 1945년부터 삼겹살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다. 6.25 전쟁(1950~1953) 후 식량난 속에서 돼지는 빠르게 키울 수 있는 가축으로 주목받았다. 1960년대 경제 개발 시기, 정부는 돼지 사육을 장려했고, 마장동 축산 시장은 삼겹살 유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삼겹살 데이와 문화적 전환

1970년대부터 삼겹살은 한국인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고기 소비가 늘었고, 포장마차와 식당에서 삼겹살이 메인 메뉴로 떠올랐다. 2003년에는 “삼겹살 데이(3월 3일)“가 생기며, 농림부와 축산업계가 소비 촉진을 위해 이벤트를 열었다. 이 날은 삼겹살의 대중적 사랑을 상징한다.

비하인드: 삼겹살과 경제 성장

삼겹살의 대중화는 경제 성장과 밀접했다. 1970년대 중산층이 늘며 고기 소비가 사치에서 일상으로 바뀌었고, 삼겹살은 소고기보다 저렴해 서민의 선택이 되었다. 한 신문은 “삼겹살이 소고기를 제쳤다”고 보도하며, 이를 “고기 민주화”라 불렀다. 이 변화는 삼겹살이 계층을 넘어선 음식으로 자리 잡은 계기였다.

현대: 글로벌 삼겹살과 퓨전 요리

1990년대 이후, 삼겹살은 세계화의 물결을 탔다. K-팝과 드라마의 인기로 “Korean BBQ”가 해외에 알려졌고, 삼겹살은 그 중심에 섰다. 2000년대부터는 미국, 일본, 중국에서 삼겹살 맛집이 생겼고, 유튜브에는 “How to eat Samgyeopsal”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퓨전 삼겹살의 등장

현대 삼겹살은 전통을 넘어 퓨전 요리로 진화했다. “치즈 삼겹살”은 치즈를 얹어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간장 삼겹살”은 양념으로 색다른 맛을 더했다. 삼겹살을 활용한 타코나 샌드위치도 등장하며, 글로벌 입맛에 맞춘 변신을 꾀했다.

비하인드: 삼겹살의 건강 논란

삼겹살의 인기 뒤에는 건강 논란도 있었다. 기름기가 많아 지방 함량(100g당 34g)이 높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2010년대 다이어트 열풍 속에서 “죄책감 음식”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며 “구운 채소”나 “버섯”과 함께 먹는 방식이 유행했고, 삼겹살은 건강식으로 재탄생했다.

삼겹살의 문화적 의미

삼겹살은 단순한 고기가 아니다. “삼겹살 파티”는 가족, 친구, 동료가 모이는 한국인의 소통 방식이다. 숯불 위에서 고기를 뒤집으며 나누는 대화는 삼겹살의 진짜 맛이다. 심지어 “삼겹살 먹는 날은 행복하다”는 말은 이 음식의 정서적 가치를 보여준다.

비하인드: 삼겹살과 계층의 융합

과거 삼겹살은 서민 음식이었지만, 현대에는 모든 계층이 즐긴다. 재벌 회장부터 배달원까지, 삼겹살 앞에서는 계층 구분이 흐려진다. 이 현상은 삼겹살이 한국 사회의 통합을 상징한다는 해석을 낳는다.

결론: 삼겹살의 과거와 미래

삼겹살은 고대의 구이에서 시작해 고려의 부흥, 조선의 금지, 근대의 대중화, 그리고 현대의 글로벌화로 이어졌다. 그 비하인드에는 민족의 생존, 경제적 변화, 그리고 문화의 융합이 담겨 있다. 오늘 삼겹살 한 점을 입에 넣으며, 수백 년의 이야기를 느껴보세요. 삼겹살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구워낸 맛있는 역사입니다. 다음엔 어떤 삼겹살이 우리를 기다릴지, 함께 기대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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